우리 말도 익혀야지

 (993) 이따금씩


이따금씩 무담보가 바닥에 뒹구는 바람에 집 전체가 덜컹덜컹 흔들렸지요

《윌리엄 스타이그/조세현 옮김-아프리카에 간 드소토 선생님》(비룡소, 2005) 19쪽


 이따금씩

→ 이따금



  한국말사전에서 ‘이따금’을 살펴보면, “얼마쯤씩 있다가 가끔”을 뜻한다고 풀이합니다. 그런데, 한국말사전에서 ‘가끔’을 “시간적·공간적 간격이 얼마쯤씩 있게”로 풀이하니, ‘이따금’을 풀이한 대목은 겹말입니다. 올바르지 않아요. 그러나, 한국말사전은 아직 이런 대목을 바로잡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한국말을 깊거나 넓게 살피지 못한 탓입니다. 그런데, 한국말사전을 보면, “이따금씩 네 생각을 한다” 같은 보기글이 나옵니다. 한국말사전 보기글에서 ‘이따금씩’을 씁니다.


  ‘가끔 + 씩’은 잘못 쓰는 말투입니다. 이와 함께, ‘이따금 + 씩’도 잘못 쓰는 말투입니다. “얼마쯤씩 있다가”라는 말풀이는 ‘어느 만큼 띄어서 되풀이하는 모습’을 가리킵니다. ‘-씩’이라는 낱말은 “그 수량이나 크기로 나뉘거나 되풀이됨”을 가리키려고 붙입니다. 그러니까, ‘가끔’뿐 아니라 ‘이따금’은 이 모양새대로만 써야지, 이 낱말 뒤에 ‘-씩’을 붙일 수 없어요.


 이따금씩 네 생각을 한다

→ 이따금 네 생각을 한다

→ 드문드문 네 생각을 한다

→ 더러 네 생각을 한다


  사람들이 잘못 쓴다면 학자와 사전이 바로잡아 주거나 슬기롭게 알려주어야 합니다. 사람들이 잘못 쓰는 말투 그대로 학자도 잘못 알거나 사전도 잘못 다룬다면, 이때에는 한국말이 아주 어지러워질밖에 없습니다. 하루 빨리 한국말사전부터 바로잡고, 올바르고 알맞게 말마디를 가다듬을 수 있기를 빕니다. 4347.9.10.물.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이따금 무담보가 바닥에 뒹구는 바람에 집이 덜컹덜컹 흔들렸지요


‘전체(全體)’는 ‘모두’로 다듬을 낱말인데, “집 전체가”에서는 “집이”로 다듬으면 됩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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