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새떼 책읽기



  나날이 참새떼가 커진다. 들판에 나락이 막 영글 무렵에는 이럭저럭 조그마한 참새떼였는데, 날마다 참새떼는 자꾸자꾸 불어난다. 작고 여린 참새이기 때문에 이렇게 똘똘 뭉쳐서 다닐 만하다고 느낀다. 그런데 왜 봄이나 여름에는 이렇게 똘똘 뭉쳐서 다니지 않았을까.


  생각해 보니, 더울 적에는 굳이 큰 무리로 짓지 않아도 될는지 모른다. 차츰 날이 쌀쌀해지는 만큼 작은 무리가 모이고 모여서 커다란 덩어리가 되지 싶다. 가을걷이를 앞두고 아주 커다란 무리가 되리라 본다. 이러다가 가을걷이가 끝나면 다시 줄어들 테지. 먹이가 줄어든 뒤에도 큰 무리로 다니면 먹이를 얻기 힘들 테니까.


  예전에는 참새떼뿐 아니라 메뚜기떼라든지 들짐승이 때때로 하늘을 새까맣게 뒤덮었다고 했는데, 어떤 모습이었을까 가만히 헤아려 본다. 시골마을이 깨끗해서 새한테 먹이가 많았을 적에, 참새떼뿐 아니라 제비떼는 얼마나 엄청났을는지 곰곰이 생각해 본다. 생각만으로는 알 수 없으나, 제법 큰 참새떼를 들에서 보고 나서 조금은 어림해 볼 만하다. 4347.9.7.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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