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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 주식회사 (1disc) - 아웃케이스 없음 ㅣ [블루레이] 몬스터 주식회사 6
데이비드 실버맨 외 감독, 빌리 크리스탈 외 목소리 / 월트디즈니 / 2013년 5월
평점 :
품절
몬스터 주식회사
Monsters, Inc., 2001
일곱 살 어린이는 〈몬스터 주식회사〉를 어떻게 볼까? 괴물이 나와서 무섭다고 느낄까? 열일곱 살 푸름이는 〈몬스터 주식회사〉를 어떻게 볼까? 괴물들이 귀엽다고 느낄까? 스물일곱 살과 서른일곱 살쯤 되면 이 영화를 어떻게 볼까? 마흔일곱 살이나 쉰일곱 살, 그리고 예순일곱 살과 일흔일곱 살쯤 되면 이 영화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영화에 나오는 ‘몬스터’는 사람과는 다른 곳에서 살며 ‘사람한테서 에너지를 얻는’ 나날을 누린다. 사람 가운데 아이들한테서 에너지를 얻는다. 몬스터는 아이들이 자는 방으로 밤에 몰래 찾아간다. 그러고는 아이들을 놀래킨다. 아이들이 놀랄 적에 나오는 기운을 받아들여 ‘몬스터 나라 에너지’로 삼는다.
곰곰이 생각에 잠긴다. 마흔 살이 넘은 어른이 보기에 ‘앙증맞으면서 귀여워’ 보이는 괴물들이 아이한테서 ‘놀라며 내뿜는 기운’을 에너지로 삼는 일은 ‘그럴 만하겠다’고 느낀다. 그리고, 이 아이한테서 ‘웃으며 내뿜는 기운’을 에너지로 삼으려 할 적에도 ‘그럴 만하겠다’고 느낀다.
무슨 소리인가 하면, 오늘날 문명사회는 석유와 석탄과 가스처럼 ‘공해물질 내뿜는 지하자원’을 태워서 에너지로 삼는다. 이런 지하자원 에너지는 머잖아 끝장을 보리라고 다들 안다. 그런데 지하자원 에너지를 써야 다국적기업과 재벌기업뿐 아니라 중앙정부가 잇속을 챙긴다. 사람들이 지하자원 에너지에 길들어 얽매이도록 해야, 자립에너지가 퍼지지 못한다. 몬스터가 아이들을 놀래키면서 빼앗는 기운은 바로 지하자원 에너지라 할 수 있다. 나중에 몬스터가 문득 깨달아 아이들을 웃음바다로 이끌면서 나누어 받는 기운은 자립에너지요, 지구별을 아름답게 보듬을 수 있는 손길이다.
무엇을 보아야 할까. 무엇을 알아야 할까. 무엇을 해야 할까. 우리는 아이들과 어떤 즐거움을 나눌 때에 활짝 웃을 만할까. 우리는 아이들한테 무엇을 물려주려는 마음을 품을 때에 기쁘게 노래할 만할까.
돈을 바라는 기업이나 정부라 할 때에도, 지구별에 아름다운 기운이 감돌도록 하면서 즐겁게 돈을 얻을 수 있다. 굳이 사람들을 노예처럼 부려먹어야만 돈을 얻을 수 있지 않다. 서로서로 아끼고 사랑하는 삶을 일구면서 모두 즐겁게 노래하면서 지낼 길이 있다. 생각해 보라. 전쟁무기를 만들어서 평화를 지키자면 돈이 얼마나 많이 드는가? 군대와 경찰이 차고 넘치면 지구별은 얼마나 거칠어지거나 메말라지는가? 군대는 평화를 지키지 않고, 경찰은 안전을 돌보지 않는다. 전쟁무기가 아닌 참다운 평화를 가꾸는 데에, 그러니까 숲을 가꾸고 마을을 가꾸는 데에 돈을 들이고 작은 정부와 작은 지자체로 저마다 즐겁게 자립과 독립을 한다면 바로 평화가 된다. 경찰이 아닌 마을살림 돌보는 두레와 품앗이가 있을 노릇이다. 공무원이나 정치꾼이 아닌 ‘마을사람’과 ‘살림꾼’이 있어야 한다. 즐겁게 웃고 노래하면서 아이들과 어깨동무하는 참다운 어른이 있을 때에 평화와 사랑이 싹튼다. 4347.9.5.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영화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