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스24에서 선물한 책들



  2014년 8월 한 달 동안 예스24블로그에서 ‘파워문화블로그’로서 가장 손꼽히도록 책이야기를 썼다고 해서 선물을 받는다. 책이야기를 쓴 글지기한테 예스24에서 준 선물은 책이다. 아무렴, 책이야기를 쓰는 사람한테 책만큼 기쁜 선물이 어디 있을까. 한가위를 앞두고 고흥 시골집에 닿은 책상자를 열어 본다. 어떤 책을 선물로 보내 주었을까?


  상자에 담긴 책은 열 권 즈음 된다. 예스24에서 보낸 책은 여느 인문책과 자기계발책이다. 내가 즐기는 갈래라 할 ‘어린이책’이나 ‘그림책’이나 ‘사진책’이나 ‘만화책’이라면 더 기뻤을 텐데, 나는 어느 책이든 다 반갑다. 이 책이든 저 책이든 내 눈을 새롭게 뜨도록 도와주는 책이니까.


  마룻바닥에 엎드린다. 선물받은 책을 차근차근 살핀다. 이 책들은 앞으로 열 해나 스무 해쯤 뒤에 어떤 이야기를 우리한테 들려줄 수 있을까 헤아려 본다. 역사를 다루거나 철학을 짚거나 정치나 경제를 돌아보려는 책들은 앞으로 열 해나 스무 해 뒤에는 어떤 사람한테 읽힐 수 있을까 곱씹어 본다.


  어린이책이나 그림책은 쉰 해가 지났을 뿐 아니라 백 해가 지난 뒤에도 새롭게 태어나곤 한다. 미국이나 유럽이나 일본에서 백 해쯤 앞서 나온 그림책이나 어린이책이 요즈음 ‘한국말로는 처음으로’ 나오기도 한다. 곰곰이 살피니, 내가 즐기려는 책은 우리 아이들한테 물려줄 만한 책이로구나 싶다. 우리 아이들이 무럭무럭 자라 새로운 아이들을 낳으면, 그 새로운 아이들한테도 물려줄 만한 책을 오늘 즐기려 하는구나 싶다. 백 해뿐 아니라 즈믄 해를 아름답게 이어갈 만한 인문책을 쓰는 어른은 틀림없이 있을 테지. 나무 한 그루처럼, 나무 한 그루가 즈믄 해를 거뜬히 살아내듯이, 즈믄 해를 아름답게 읽힐 책을 꿈꾼다. 4347.9.5.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삶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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