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랑 놀자 64] 찻잔치



  아이들한테 만화영화를 하나 보여줍니다. 다른 나라에서 만든 만화영화이기에 외국말이 흐르고, 한국말은 글씨로 찍힙니다. 나는 내 일을 하면서 띄엄띄엄 만화영화를 들여다보는데, 문득 ‘찻잔치’라는 글씨가 흐릅니다. 만화영화에 나오는 사람들이 동그란 밥상에 둘러앉아서 차를 함께 마십니다. 아하, 이 모습을 한국말로 옮기려 하면서 ‘찻잔치’라 했군요. 가만히 보니, 한국에서는 차를 함께 마시는 조촐한 잔치는 거의 없지 싶어요. 서양 여러 나라에서는 이를 영어로 ‘티 파티(a tea party)’라 말합니다. 영어사전을 살피면, 이 영어를 ‘다과회’로 옮기기도 하는데, 참말 ‘차잔치(차 잔치)’라 할 만하고, ‘차모임(차 모임)’이라 해도 되겠구나 싶습니다. 밥을 나누어 밥잔치가 되고, 노래를 즐겨 노래잔치가 됩니다. 이야기를 주고받으니 이야기잔치가 되고, 춤을 신나게 추면서 춤잔치가 됩니다. 4347.9.4.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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