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몸으로 읽는다



  어떤 책을 읽든, 눈으로 훑고 끝낼 마음은 아니지 싶습니다. 눈을 거쳐 이야기를 받아들이고, 마음으로 삭혀 몸을 즐겁게 움직일 기운을 얻으려고 책을 읽지 싶습니다. 저마다 ‘내 삶’을 ‘내 자리’에서 슬기롭게 되찾고 싶기에 책을 읽지 싶습니다. 하루를 즐겁게 열어서 누리는 힘을 스스로 길어올리려고 책을 손에 쥐지 싶습니다.


  책으로 배우거나 말로 배우거나 몸을 써서 움직인 삶에서 배우거나, 우리는 늘 내 몸을 이끄는 숨결을 마음으로 받아들여 삭힐 때에 ‘배운다’고 할 수 있다고 느낍니다.


  책을 읽고 사람을 읽습니다. 나무를 읽고 이웃을 읽습니다. 하늘을 읽고 흙을 읽습니다. 날씨를 읽고 마음을 읽습니다. 사랑을 읽고 노래를 읽습니다. 아이들 눈빛을 읽고, 어른들 생각을 읽습니다. 우리는 틈틈이 종이책을 손에 쥐어 읽을 뿐 아니라, 언제나 ‘넋으로 빚은 삶책’을 읽으며 마음을 살찌우겠지요. 4347.9.4.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삶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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