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폭 덮다



  아침 아홉 시부터 차를 탔는데, 저녁 일곱 시가 가깝도록 아직 차를 타고 움직인다. 하루만에 서울서 볼일 보고 음성 거쳐 고흥으로 돌아오자니 빙글빙글 돈다. 마실길에 읽으려고 챙긴 책은 거의 다 읽었다. 얇은 시집 하나 남았는데, 배가 느글느글하다. 도무지 책에 손이 안 간다. 얼른 집에 닿아 아이들 머리를 쓰다듬고는 씻고 자리에 드러눕고 싶다. 그보다 좀 걷고 싶다. 맑은 바람 쐬며 두 다리를 움직이고 싶다. 4347.9.3.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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