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개옷 책읽기



  요 며칠 사이 곁님이 옷 한 벌을 뜨개질로 지었다. 스스로 입을 옷을 스스로 도안을 살펴 스스로 지었다. 작은 크기로 큰아이가 입을 만한 뜨개옷을 한 벌 더 뜬다. 그리고 작은아이가 입을 더 작은 뜨개옷도 뜬다. 곁님이 뜨개옷 입은 모습을 군내버스 뒷자리에 앉아서 바라보다가 문득 생각한다. 뜨개옷이란 참 대단하다. 실이 있으면 언제 어디에서라도 옷을 지을 수 있다. 실과 바늘이 있으면 내 몸에 맞추어 스스로 옷을 지을 수 있다. 옷을 만드는 공장이나 옷가게가 있지 않아도 된다. 실이 있으면 된다. 예전에는 집집마다 풀에서 실을 손수 얻어 물레로 자아 얻었으니 그야말로 누구나 모든 삶을 스스로 지었다. 옛날처럼 스스로 삶을 짓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실과 바늘로 옷을 짓고, 몸에 맞는 옷으로 기쁨을 지으며, 옷 한 벌 즐겁게 입으면서 이야기를 지을 수 있으면, 하루하루 재미나게 노래를 부를 수 있으리라 느낀다.


  아이들이 뜨개질을 배우면 참 좋겠다. 어른들은 아이들 곁에서 함께 뜨개질을 배우면 더욱 좋겠다. 아이들이 뜨개질을 비롯해서 노엮기도 배우고 새끼꼬기를 배울 수 있으면 참으로 좋겠다. 어른들은 아이들과 함께 노엮기랑 새끼꼬기를 차근차근 익힌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 4347.8.28.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삶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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