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뜩 쌓은 책



  온 집안에 잔뜩 쌓은 책을 하나둘 꺼내어 읽는다. 이 핑계 저 핑계로 미처 못 읽은 책을 뒤늦게 읽는다. 그런데, 이 책들을 뒤늦게 읽는다고 할 수 있을까. 읽어야 할 때가 되었기에 읽는 셈 아닌가.


  요사이에는 살림돈이 많이 모자라서 책을 새로 사들이지 못했다. 책방마실도 한참 못했다. 그러나, 책방마실을 한창 하던 때에 사들인 책이 잔뜩 있으니, 여러 달 책을 거의 사들이지 못했어도, 이동안 읽을 책이 아주 많다.


  돈이 있을 때에 책을 사들여서 돈이 없을 때에 읽는 삶인가 하고 헤아려 본다. 누군가는 눈이 밝을 때에 책을 읽어야 한다고 말하는데, 나는 ‘돈이 있을 때에 책을 사’야 ‘돈이 없을 때에도 즐겁게 책을 읽는다’ 하고 말하고 싶다. 돈이 있을 때에 ‘돈 없는 앞날’을 걱정하면 이제나 저제나 책은 한 권도 장만하지 못할 테지. 4347.8.28.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삶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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