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들보라 볏포기한테 말 걸기
산들보라가 우리 집 앞에서 자라는 볏포기한테 말을 건다. 이 마을논을 돌보는 할매나 할배는 틈틈이 나와서 살피시겠지. 우리 집 아이들이 곧잘 논한테 말을 걸어 주니, 이 논은 다른 논보다 한결 잘 자라리라 믿는다. 비록 이 논임자인 할매는 다른 논처럼 농약을 듬뿍 치지 못한다며 서운해 하지만, 농약으로는 할 수 없는 고운 사랑을 우리 집 아이들이 나누어 주니까, 이런저런 근심걱정을 하지 않으셔도 되리라 느낀다. 나무도 꽃도 풀도 곡식도 남새도 모두 사랑을 받을 때에 가장 튼튼하면서 알차게 자란다. 4347.8.25.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