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표 끊기



  한가위를 앞두고 기차표를 끊어야 한다고는 생각했는데, 올 한가위를 앞두고 나한테 ‘한가위 기차표 미리 끊으시오’ 하는 알림편지가 안 왔다. 왔는데 설마 광고편지라 여겨 지웠을까? 왜 알림편지가 안 올까 하고 생각하다가 어제 이래저래 알아보니, 한가위 기차표는 벌써 이레 앞서 ‘미리끊기’가 끝났다.


  뭐 이런 일이 다 있나 싶으면서도, 언제나처럼 느긋하게 철도청 누리집에 들어가 본다. 시골에서 살며 기차표를 알아보면, 한가위이든 설이든 으레 자리가 남는다. 서울에서 시골로 가는 기차표는 거의 다 팔리지만, 시골에서 서울 쪽으로 가는 기차표는 널널하다. 우리 식구는 서울로 가지 않으나, 전남 순천역에서 충청도 조치원역에서 내려 음성역으로 갈아타는데, 전라도에서 충청도로 갔다가 충청도에서 전라도로 돌아오는 기차는 표를 사기 어렵지 않다. 이태 앞서는 조치원에서 음성으로 들어가는 기차표하고 음성에서 조치원으로 나오는 기차표가 하나도 없었지만, 지난해에는 용케 두 자리씩 고맙게 얻었고, 올해에는 마음에 드는 자리를 아무 데나 골라서 잡을 수 있다.


  이제 보름 뒤면 두 아이는 할머니 할아버지 뵈러 기차마실을 갈 수 있겠네. 4347.8.19.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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