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1622) 가족 3
우리 가족은 아빠, 엄마, 나 이렇게 세 식구입니다
《나카가와 치히로/홍성민 옮김-천사는 어떻게 키워요?》(동쪽나라,2005) 22쪽
우리 가족은
→ 우리 집은
→ 우리 집안은
→ 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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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글은 여러모로 안타깝습니다. 짧은 글월 첫머리에 ‘가족’이라 적은 뒤, 짧은 글월 끝자락에 ‘식구’라 적습니다. 무슨 뚱딴지 같은 말일까요? 앞뒤에 적은 한자말을 바꿔서 “우리 식구는 아빠, 엄마, 나 이렇게 세 가족입니다”라 적을 수도 있으리라 느껴요. 이렇게 적으나 저렇게 적으나 똑같습니다. 둘 모두 똑같이 알량합니다.
우리 집에 몇 사람이 있는가 말하려 하면 “우리 집”이라 하면 됩니다. 우리 집안에 어떤 사람이 있는가 밝히려 하면 “우리 집안”이라 하면 됩니다. 우리는 누구인지, 내 곁에 누가 있는지, 내가 사랑하는 사람으로 누가 있는지, 이 집에서 함께 지내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려주려면 “우리는”이라 하면 됩니다. 4347.8.17.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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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은 아버지, 어머니, 나 이렇게 셋입니다
‘아빠, 엄마’는 아기가 쓰는 말입니다. 예닐곱 살 즈음 되면, 좀 늦다면 여덟아홉 살 즈음이라면, ‘아버지, 어머니’로 바로잡을 말입니다. 아기처럼 귀여움을 떨면서 가끔 이런 말을 쓸 수 있으나, 여느 때에는 ‘아버지, 어머니’로 알맞게 쓸 노릇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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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량한 말 바로잡기
(1620) 쾌적
쾌적한 환경을 찾아서
《서한태-쾌적한 환경을 찾아서》(도요새,2014) 책이름
쾌적한 환경
→ 맑고 좋은 삶터
→ 시원하며 아름다운 터
→ 좋은 터전
→ 아름다운 마을
…
한자말 ‘쾌적(快適)하다’는 “상쾌하고 즐겁다”를 뜻한다고 합니다. 한국말사전을 뒤적여 ‘상쾌(爽快)하다’를 찾아보면, “느낌이 시원하고 산뜻하다”를 뜻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쾌적하다’는 “시원하고 산뜻하며 즐겁다”를 가리킨다고 하겠습니다.
‘환경(環境)’은 한자말입니다. 이 낱말은 “(1) 생물에게 직접·간접으로 영향을 주는 자연적 조건이나 사회적 상황 (2) 생활하는 주위의 상태”를 뜻한다고 합니다. “교육 환경”이나 “환경을 보호하다”나 “환경 파괴”나 “환경 미화” 같은 자리에서 씁니다.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시원하고 산뜻하며 즐겁다면, 어떤 느낌일까요? 아마 누구라도 ‘좋다’고 느끼리라 생각합니다. 좋으면서 ‘아름답다’고 느끼리라 생각합니다. “환경을 보호”한다고 할 적에는 무엇을 지킨다는 뜻일까요? 틀림없이 “숲을 지킨다”고 하겠지요. “환경 파괴”란 바로 “숲을 무너뜨린다”는 소리입니다. “환경 미화”일 때에는 무엇을 뜻할까요? 이때에는 “마을을 깨끗하게 한다”거나 “삶터를 깨끗하게 치운다”는 뜻이에요.
쾌적한 공기
→ 산뜻한 바람
→ 상큼한 바람
→ 시원하고 즐거운 바람
바닷물은 한 길 깊이까지 들여다보일 정도로 깨끗하고 쾌적하였다
→ 바닷물은 한 길 깊이까지 들여다보일 만큼 깨끗하고 산뜻했다
→ 바닷물은 한 길 깊이까지 들여다보일 만큼 깨끗하고 좋았다
“쾌적한 환경”이란 “좋은 터전”을 이야기합니다. “아름다운 마을”이나 “푸른 숲”을 가리킵니다. 한자말을 빌어 그냥 “快適한 環境”이라 적을 수 있지만, 마을과 숲과 보금자리만 아름답거나 깨끗하거나 즐겁게 가꿀 뿐 아니라, 삶과 넋과 말을 아름답거나 깨끗하거나 즐겁게 가꾸려 한다면, 이제는 한결 깊고 넓게 살필 수 있기를 바라요. 책이름으로 삼을 말이라면, 《쾌적한 환경을 찾아서》보다는 《아름다운 숲을 찾아서》나 《푸른 마을을 찾아서》처럼 붙일 때에 더없이 즐거우면서 산뜻하게 빛나리라 생각합니다. 4347.8.16.흙.ㅎㄲㅅㄱ
쾌적(快適)하다 : 기분이 상쾌하고 즐겁다
- 쾌적한 공기 /
바닷물은 한 길 깊이까지 들여다보일 정도로 깨끗하고 쾌적하였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