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처럼



  언제나처럼 아침에 일어나서 아이들이 아직 잠을 깨지 않을 무렵 글을 쓰고는, 아이들이 일어난 뒤 천천히 밥을 짓고 국을 끓이며 풀을 뜯는다. 밥상을 차리고 아이들을 부른다. 아이들은 저희끼리 개구지게 논다. 밥을 먹고 밥상을 치우며 설거지를 한다. 노는 아이들이 밥그릇을 그대로 두면 밥상을 한참 뒤에나 치울 수 있다. 여름 막바지 햇볕이 후끈후끈 달아오른다. 늦여름이어도 아침마다 햇볕이 뜨겁다. 그래도 늦여름이기에 해가 기울 무렵부터는 산들산들 시원한 바람이 분다.


  언제나처럼 맞이하는 아침이요 언제나처럼 차려서 먹는 밥이다. 그렇지만, 어느 하루도 똑같은 밥이나 이야기는 없다. 늘 다르게 맞이하는 하루요 삶이다. 아이들은 날마다 자라고, 어버이도 날마다 자란다. 아이와 어버이는 서로서로 마주보고 사랑하면서 날마다 자란다. 날마다 자라지 않는다면 삶에 노래가 흐르지 못한다. 매미가 부르는 노래를 들으며 늦여름을 돌아본다. 4347.8.16.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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