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사마귀 손등에 얹고 놀기



  마음으로 곱다라니 들여다보는 사람들이 둘레에 있는 줄 풀꽃은 모두 알아차리거나 느끼면서 즐겁게 피어나지 싶습니다. 사랑으로 따사롭게 마주하는 사람들이 곁에 있는 줄 풀벌레는 모두 알아보거나 헤아리면서 기쁘게 노래하지 싶습니다.


  풀꽃은 풀밭과 풀숲을 이룹니다. 풀벌레는 풀노래잔치를 이룹니다. 사람들은 풀밭에서 풀밥을 얻고 풀숨을 쉬면서 풀넋이 됩니다. 아침에 풀을 뜯다가 풀사마귀를 만납니다. 풀을 뜯는 내 손등으로 풀사마귀가 풀쩍 뛰어오릅니다. 아차, 내가 모르고서 풀사마귀가 앉은 풀잎을 뜯었습니다. 아니, 나는 알았겠지요. 내가 모르는 사이에 알았겠지요.


  손등을 찬찬히 듭니다. 나무그늘에 서기도 하고 볕을 쬐는 마당에 서기도 하면서 풀사마귀를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풀사마귀는 톱니 있는 발로 내 손등을 쿡 찍어서 버팁니다. 그러나, 풀사마귀로서는 쿡 찍는 셈일 테지만, 나로서는 간질간질 놀이입니다. 한참 풀사마귀하고 놀다가 아침밥을 차려야 한다고 깨닫고는 풀밭에 내려놓습니다. 아침에 먹을 풀을 뜯느라 풀사마귀를 만났거든요. 4347.8.15.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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