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소재지 놀이터 방가지똥 책읽기



  두 아이를 자전거에 태워 면소재지 놀이터로 나들이를 간다. 그런데 작은아이가 면소재지에 닿을 무렵 잠든다. 이런. 조금 더 참으면 누나하고 신나게 놀 수 있었을 텐데. 큰아이 혼자 씩씩하게 면소재지 초등학교 놀이터에서 뛰논다. 함께 시소를 타다가 문득 무언가 하나를 알아본다. 굵고 하얀 모래를 잔뜩 뿌린 놀이터 한켠에 방가지똥이 뿌리를 내리고 줄기를 퍽 높게 올려 곧 꽃을 피우려 한다. 햇볕이 쨍쨍 내리쬐면서 뜨거운 이곳에서 너희는 어쩜 이렇게 씩씩하게 꽃까지 피우려 하니. 대단하구나.


  마침 초등학교는 방학이다. 방학이니 이렇게 풀이 자라도 그대로 두리라 느낀다. 방학이 끝나면 초등학교 교사나 교장은 이 ‘꼴’이 못마땅해서 풀을 모조리 뽑으라고 시킬 테지. 방가지똥아, 얼른 꽃을 피우고 씨앗을 맺어 너희 아이들을 멀리멀리 날리렴. 4347.8.13.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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