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씨 까기가 재미난 사람들
서태지와 이지아 두 사람은 함께 살다가 갈라섰다. 그러고 나서 둘은 이 이야기를 바깥에 안 하기로 했다는데, 한쪽에서 다짐을 깼다. 퍽 오랫동안 법정 소송을 했다. 법정소송 끝에 두 사람은 서로를 깎아내리는 말뿐 아니라, 두 사람이 ‘함께 살다가 갈라선 이야기는 다시 안 하기’로 뜻을 모았다.
서태지와 이지아 두 사람 사이에 법정소송이 마무리된 지 세 해가 흘렀다고 하는데, 법정소송에서 맺은 다짐을 또 한 사람이 깬다. 왜 깰까. 호박씨 까기가 재미나다고 여기기 때문일까. 이런 이야기를 방송에 나와서 들려주면 이녁한테 도움이 되기 때문일까.
남 말을 할 일이란 없다. 스스로 즐거우면서 아름답게 살아가면 된다. 남 뒷이야기를 할 까닭이란 없다. 스스로 착하고 사랑스레 살아가면 된다. 방송국에서 ‘서태지와 얽힌 안 알려진 이야기’를 찍어서 시청율을 높이기를 바랄 수 있겠다고 느끼지만, 두 사람이 함께 지낸 나날이란 두 사람이 사랑으로 만난 삶이었을 텐데, 오늘 이곳에서 두 사람이 갈라서서 따로 제 길을 간다 하더라도, 서로서로 지킬 마음이 있다고 느낀다. 부디 착한 마음이 되고, 고운 마음이 되며, 서로를 아낄 수 있는 사랑을 가꾸기를 바란다. 호박씨는 이제 그만. 4347.8.12.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사람과 책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