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위험할까



  일곱 살 사름벼리는 높은 데에 잘 올라간다. 아마 나도 곁님도 어릴 적에 높은 데에 곧잘 올라가며 놀았으리라 생각한다. 무섭다는 생각도 없이 척척 올라간다. 떨어지면 다친다는 생각이 없이 올라간다. 아슬아슬하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재미있고, 바람맛이 새롭다고 느낀다.


  둘레에서는 아이들이 ‘위험하지 않느냐’ 하고 말한다. 그러나, 하나도 안 위험하다. 왜냐하면, 처음부터 위험하다는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사름벼리가 돌쟁이일 무렵 아버지 사진기를 목에 걸거나 두 손에 쥐고 놀 적에도 ‘위험하다 느낀 적이 없’다. 아이는 아버지 사진기를 안 떨어뜨리고 잘 놀았다. 둘레에서는 ‘비싼 사진기 깨질라 위험하다고 걱정’해 주지만, ‘그런 걱정이 걱정을 낳으니, 걱정을 하지 말고 즐겁게 지켜보거나 고개를 돌려 주십사’ 하고 말했다.


  아이들이 즐겁게 놀기를 바란다면 아이들이 즐겁게 논다. 아이들이 씩씩하게 뛰놀기를 바란다면 아이들은 씩씩하게 뛰논다. 어버이가 바라보는 대로 아이들은 무럭무럭 큰다. 어버이가 사랑하는 대로 아이들은 야무지게 자란다. 어버이가 따사롭게 어루만지고 보듬는 결대로 아이들은 맑고 밝게 꿈을 꾼다. 4347.8.9.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아버지 육아일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