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에 전화하고 나서



  팔월 팔일은 아이들 이를 고치러 치과에 가야 하던 날이다. 두 차례 진료를 받았고 두 차례 진료가 더 남았다. 그런데, 앞서 진료를 받을 적에 치른 카드값을 아직 내지 못한 터라, 이번 치료는 미루기로 한다. 치과에 갈 돈부터 모아야 한다. 요 며칠 몸이나 마음이 힘든 까닭은 이 때문이었을까. 아이들과 한식구로 지낸 지 일곱 해째인데 아직 살림을 제대로 펴지 못한다. 살림을 펴지 못했어도 돈으로 헤아릴 수 없는 즐거움을 언제나 누린다고 느끼는데, 앞으로는 살림도 펼 노릇이라고 생각한다. 큰아이는 씻긴 뒤 밥을 먹이고 재웠으나, 작은아이는 이른저녁에 곯아떨어진 바람에 씻기지도 밥을 먹이지도 못했다. 밤이나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 칭얼댈는지 모르겠다. 우리 집 광에서 태어난 어린 들고양이 세 마리가 이 밤에 마당에 나와 신나게 뛰어논다. 섬돌에 놓은 아이들 신을 만지거나 깨물기도 하면서 노네. 4347.8.9.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아버지 육아일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