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 며칠 미루기



  거센 비바람이 며칠 몰아친다. 집 안팎으로 축축한 기운이 감돈다. 우리 집 아이들이 갓난쟁이였다면, 이런 날씨에도 바지런히 기저귀를 빨았으리라. 그러나, 큰아이가 일곱 살이요 작은아이가 네 살이니, 이제는 이런 날씨에 살며시 빨래를 미룬다. 거센 비바람이 잦아들어 해가 빠꼼 고개를 내밀 때에 빨래를 하기로 한다.

  아이들 옷가지를 며칠 묵히거나 쌓아서 빨래를 한 적이 아직 없다. 참말 아직 한 차례도 없다. 언제나 그날그날 아이들을 씻기고 옷을 빨았다. 큰아이 일곱 살과 작은아이 네 살인 오늘 비로소 ‘빨래 며칠 미루기’를 해 본다. 홀가분하면서 재미있고, 어딘가 멋쩍으면서 웃음이 난다. 4347.8.3.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빨래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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