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밥 먹자 83. 2014.7.31. 함께 앉기



  곁님, 그러니까 아이들 어머니가 홀로 미국으로 건너가 배움길에 나선 지 보름쯤 되었구나. 앞으로 보름 또는 스무 날쯤 있으면 한국으로 돌아올 텐데, 곁님이 집에 있더라도 늘 밥을 내가 다 차려서 먹이고 입히고 씻기고 했지만, 곁님이 집에 있지 않기만 하더라도, 내가 할 일은 몇 곱이 된다. 참말 그렇다. 아무리 아픈 사람이라 하더라도 집에 있어 주기만 할 때에 엄청나게 힘이 된다. 아이들도 그렇다. 아이들한테는 어머니와 아버지가 있으면 되지, 다른 것을 바라지 않는다. 아이들은 이모와 큰아버지이면 될 뿐, 다른 것을 바라지 않는다. 밥을 차려서 아이들과 밥상에 함께 앉아 먹으면서 생각한다. 이 아이들은 그저 어머니나 아버지가 나란히 앉아서 밥맛을 누리기를 바랄 뿐이지 싶다. 대단한 밥을 바라지 않는다. 함께 웃으면서 수저를 들면 즐겁다. 밥이란 언제나 사랑이다. 우리가 밥을 먹고 똥을 누며 몸을 움직이는 까닭은 날마다 새롭게 사랑을 깨닫고 누리면서 아름다운 빛을 이루고 싶기 때문이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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