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좋아요



  작은아이가 곧잘 아버지 무릎에 안긴 뒤 나즈막한 목소리로 “아버지가 좋아요.” 하고 말한다. 졸려서 저녁에 아버지 무릎에 안겨 꾸벅꾸벅 졸다가 곯아떨어지기 앞서, 읍내로 군내버스를 타고 마실을 가는 길에 아버지 무릎에 안겨 노래를 하다가 어느새 까무룩 잠들기 앞서, 작은아이는 귀여우며 사랑스러운 목소리로 나긋나긋 이야기한다.


  큰아이가 잠자리에서 아버지 옆에 누우며 곧잘 “아버지가 좋아요.” 하고 말한다. 두 아이는 함께 말하는 일이 없다. 서로 눈치를 보지는 않을 테지만, 작은아이는 작은아이대로 따로 말하고, 큰아이는 큰아이대로 따로 말한다. 그리고, 어머니가 집에 있을 적에도 어머니 귀에 대고 “어머니가 좋아요.” 하고 속닥속닥 말하곤 한다.


  장난꾸러기에 개구쟁이인 아이들인데, 두 아이 모두 다리에 힘이 붙는다면서 마실길에 늘 멀찌감치 앞장서서 달리는데, 멀리 앞장서서 달리면서도 저 앞에서 “아버지 얼른 와요!” 하고 부른다. 쳇, 아버지는 짐을 잔뜩 짊어지고 가니 얼른 못 가잖니. 너희가 기다려 주어야지. 4347.7.30.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아버지 육아일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