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스24 파워문화블로그


  싸이월드가 한창 뜰 적에 미니홈피라는 것을 굳이 만들거나 챙기지 않았다. 네이버나 다음에 블로그가 생길 때에 블로그를 애써 만들거나 챙기지 않았다. 나는 ‘모임’을 좋아하기에, 모임을 인터넷에 열어 게시판을 차곡차곡 나누어 바지런히 글을 올리기를 좋아했다. 도메인을 사서 홈페이지를 따로 만들면 훨씬 수월할 텐데, 인터넷 도구 만지기에 마음을 쓰지 않겠노라 여기며 프리챌과 싸이월드와 네이버 카페 기능에 홈페이지를 빌어서 썼다. 2006년 가을이 되어서야 비로소 네이버 블로그하고 알라딘 서재를 썼다. 사람들이 흔히 드나드는 곳에 방을 마련하는 일이 괜찮겠다 여겼다. 오마이뉴스에 3000건이 넘는 기사를 썼지만, 정치와 경제로 돈벌이를 하는 매체에 글을 주는 일은 아무래도 아름답지 못하다고 여겨 그만두기로 했다. 이때가 2010년 겨울이다. 그런데 알라딘 서재도 서재를 지키는 사람들 마음을 알라딘 관리자가 알뜰히 헤아리지 못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인터넷책방 가운데 한 곳에만 글을 써서는 안 되겠다고 느꼈다. 2012년 여름이었다. 그래서 이때부터 예스24 블로그에도 글을 함께 쓰기로 했다.

  똑같은 글을 네 군데에 올리기란 만만하지 않다. 그렇지만, 오늘날 사람들은 이녁이 자주 드나드는 곳이 아니라면 굳이 찾아가지 않는다. 내가 내 홈페이지를 따로 만들지 않은 탓에, 내 글을 읽는 분한테 익숙하다 싶은 곳에 스스로 찾아가서 글을 올리는 틀이 되었다.

  나는 글을 쓰는 사람이기에 카톡이나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하지 않는다. 아이들과 시골에서 지내며 살림을 도맡는 터라, 그런 곳을 들여다볼 틈이 1초조차 없기도 하지만, 글을 쓰고 사진을 찍는 사람으로서 그런 곳까지 건사할 수 없다고 느낀다. 아무튼, 인터넷책방 알라딘과 예스24 두 군데에 글을 나란히 올리면서 여러모로 재미있는 모습을 보곤 한다. 이 가운데 하나는, 예스24에서 2014년 8월부터 나를 ‘파워문화블로그’로 뽑아 주었다. 나는 ‘문화’를 그리 달가이 여기지는 않으나, ‘문화블로그’라는 이름은 어쩐지 예쁘다고 느낀다. 앞에 붙은 ‘파워’라는 이름은 그야말로 창피하지.

  글을 쓰고 싶으니 글을 쓸 뿐이다. 네이버이든 알라딘이든 예스24이든 대수로울 것이란 하나도 없다. 자리를 마련해 주는 데가 있으니, 나로서는 멍석을 들고 내 자리를 살펴서 차곡차곡 글을 여미어 내놓는다.

  그나저나 예스24에서 파워문화블로그로 있으려면 ‘페이스북 글보내기’도 해야 한다고 하네. 얼결에 페이스북 계정을 꾸린다. 다만, 계정을 만들어도 ‘글보내기’만 할 뿐, 그곳을 들어갈 일은 없겠지. 더운 칠월이 저문다. 4347.7.30.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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