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랫줄 새로 엮기



  아이들이 마당에서 놀며 빨랫줄을 잡아당기곤 했다. 평상에 올라서면 빨랫줄에 손이 닿기도 했고, 평상에 올라서지 않더라도 폴짝폴짝 뛰면 손에 닿곤 해서, 자꾸 줄을 잡아당겼다. 하도 잡아당기고 놀아 여러 차례 끊어졌는데, 잇고 다시 잇다가 열흘쯤 그대로 두는데, 빨래를 널 적마다 성가시다. 빨랫줄을 다시 잇지 않으면 안 되겠다고 느껴 새로 잇는다. 예전처럼 외가닥으로 이을까 하다가 처마 밑에 못이 박힌 자리가 있는지 헤아려 본다. 곳곳에 있다. 아마 예전에 빨랫줄을 잇던 자리이지 싶다. 집 왼쪽 처마 밑에 있는 못자리 한 곳에서 줄을 새로 잇는다. 광에서 잇는 줄이랑, 집 오른쪽 처마 밑에 있는 못자리에서 잇는 줄하고 함께 잇는다. 세가닥 빨랫줄이 된다. 어른이 위로 팔을 뻗어야 닿을 만한 높이가 되고, 평상에서 퍽 떨어진 자리에 드리운다. 아이들도 이제 빨랫줄은 잊고 다른 놀이를 할까. 세가닥 빨랫줄로 하니, 옷가지나 얇은 이불을 더 널 수 있다. 그래, 진작에 이렇게 했어야지. 4347.7.29.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빨래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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