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을 빚는 어른들 마음



  그림책을 빚은 분들은 바로 이녁 아이들한테 삶을 선물하고픈 마음이었다고 느껴요. 그래서 누구나 즐겁게 그림책을 빚고, 빙그레 웃으면서 그림책을 빚으며, 때로는 눈시울이 흠뻑 젖은 채 그림책을 빚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나부터 그림책을 읽을 때에 즐겁고, 웃음이 나면서, 눈물이 핑 돌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그림책을 빚습니다. 전문 작가로 되어야 그림책을 빚지 않습니다. 그림을 가르치는 대학교를 나와야 하지 않습니다. 그림을 그리는 일을 여러 해 해 보아야 하지 않습니다. 아이들을 사랑하면서 아이들한테 삶을 선물하고픈 마음이 있으면 누구나 그림책을 빚습니다.


  우리가 빚을 그림책은 수천만 권을 찍어도 즐겁고, 한 권을 엮어도 즐겁습니다. 꼭 백만 권을 팔아치워야 할 그림책을 만들어야 하지 않습니다. 한 해에 백 권을 팔더라도, 그러니까 한 해에 어린이 백 사람을 만나더라도, 따사로운 빛과 아름다운 손길과 사랑스러운 눈망울을 나눌 수 있으면 즐거운 그림책입니다.


  눈부신 빛깔로 요모조모 꾸미는 그림책도 아름답습니다. 수수하면서 가벼운 그림결로 빙긋 웃는 그림책도 아름답구나 싶어요. 그림책이 아름다운 까닭은 얼마나 멋진 그림을 그렸느냐 하는 대목이 아닌, 얼마나 따스한 마음으로 이야기를 들려주느냐 하는 대목이로구나 싶어요. 그러니, 그림책을 빚는 어른들은 스스로 마음을 넓게 틔웁니다. 그림책을 읽는 어른들은 스스로 마음을 넉넉히 가꿉니다. 스스로 마음을 넓게 틔우는 어른과 함께 살아가는 아이들은 어떤 마음이 될까요? 스스로 마음을 넉넉히 가꾸는 어른이랑 같이 살아가는 아이들은 어떤 넋이 될까요? 문학과 책은 언제나 사랑과 꿈으로 이룹니다. 4347.7.28.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어린이문학 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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