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과알 책읽기
우리 집 모과알을 처음으로 둘 딴다. 2011년에 고흥으로 들어온 뒤 처음 얻는 모과알이다. 잘 자란 모과나무 가지를 괜히 이웃 할배가 가지치기를 하는 바람에 지난 세 해 동안 열매를 못 얻었다. 올해에는 모과꽃이 아주 흐드러졌기에 이 가운데 몇은 열매로 자라겠지 하고 느꼈다. 촘촘한 모과잎을 살몃살몃 들추니 예닐곱 알이 굵직하게 맺는다. 이 가운데 둘을 딴다. 부천에서 고흥으로 찾아온 반가운 손님한테 드린다. 따순 햇볕과 싱그러운 바람과 고운 흙을 먹으면서 아이들 노랫소리를 맞아들인 모과알이 멀리멀리 맑은 내음을 퍼뜨려 주기를 빈다. 4347.7.26.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꽃과 책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