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담는 책 (사진책도서관 2014.7.20.)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함께살기’



  도서관 문을 열고 들어가면 맨 앞에서 볼 수 있는 책꽂이에는 내 마음에 담는 분들 책을 촘촘히 모아서 꽂았다. 이를테면, 이오덕, 성내운, 송건호, 리영희, 송두율, 문익환, 조지 오웰, 소노 아야코, 미우라 아야코, 김남주 같은 분들 책인데, 아무래도 자리를 옮기자고 생각한다. 골마루 책꽂이는 햇볕을 너무 잘 받아서 책이 바래기도 한다. ‘한국말사전 연구실’로 삼는 둘째 칸에 새롭게 자리를 잡아 옮겨 꽂아 본다.


  골마루 책꽂이가 텅 빈다. 그러나 이곳은 새롭게 꾸미면 된다. 책은 너무 빛이 바래고 마니까, 이곳에 재미난 다른 것을 놓자고 생각한다. 아기자기하게 꾸밀 만한 것을 아기자기하게 놓자. 재미난 이야기를 끄집어 낼 만한 것을 놓아 보자. ‘고흥군에서 지지난해까지 쓰던 종이 버스표’를 이곳에 놓을 수 있다. 우리 식구는 자가용이 없고, 늘 시골버스를 타고 움직인 터라 ‘종이 버스표’를 썼고, 이 버스표를 쓰면서 틈틈이 건사해 놓았다. 머잖아 이 시골에서도 ‘종이 버스표’는 사라지리라 느꼈다. 고흥처럼 깊은 시골까지 교통카드가 들어올 줄, 게다가 하루아침에 들어올 줄 누가 알았으랴.


  재미난 것을 그러모아서 꾸미자면 얼마든지 할 수 있겠지. 그리고, 이렇게 꾸민 뒤 비닐로 겉을 덮어야 하리라. 아무래도 누군가 슬쩍 가져갈 수 있을 테니까.


  한참 책꽂이 자리 바꾸기를 하니 여러모로 어수선하다. 여러 날 땀을 쏟으면 멋스럽게 꾸미고 깔끔하게 치울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인천에 있는 고등학교 교사 한 분이 새로 도서관 지킴이가 되어 주신다. 고맙다. 도서관 지킴이도 차근차근 늘겠지. 엊그제 들으니, 우리가 빌려서 쓰는 이 학교 건물 임대기간이 끝났다고 한다. 우리한테 학교 건물만 빌려준 분들이 임대기간이 끝났다고 하니 교육청에 전화를 걸어 물어야겠다. 교육청 누리집에 오른 ‘감정 평가 금액’으로는 이곳 운동장과 건물을 사들이는 데에 1억 2천만 원이라고 나온다. 몇 해 앞서 이만 한 돈이었으니 이제 더 내려갔으리라 생각한다. 이 학교를 통째로 사들여서 ‘숲책 도서관’으로 꾸미려는 꿈이 머지않았다고 느낀다.


  책 갈무리를 마치고 창문을 닫은 뒤 아이들과 골짜기로 가려고 하다가, 교실 셋째 칸에서 풀사마귀 한 마리를 본다. 귀엽구나. 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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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관 지킴이 되기 : 우체국 012625-02-025891 최종규 *

* 도서관 지킴이 되어 주는 분들은 쪽글로 주소를 알려주셔요 (010.5341.7125.) *

* 도서관 나들이 오시려면 먼저 전화하고 찾아와 주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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