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아이 170. 2014.7.11.ㄷ 책방순이
일산마실을 하는 동안 라페스타에 있는 알라딘 중고샵에 간다. 큰아이가 볼 그림책이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두 아이와 뒷간에 가서 쉬를 누이고 그림책을 하나 고른다. 이날 따라 눈이 무거워 나는 책을 못 고르고 아이더러 하나 골라 보라 말한다. 아이는 “하나요?” 하더니, 똑같은 그림책을 두 권 들고 온다. 엥? 왜 두 권? 마침 아이는 아버지가 아직 읽지 않은, 아직 모르는 그림책을 가지고 왔다. 둘 다 살까 하다가 한 권은 도로 꽂기로 한다. 할머니 할아버지 댁에 가서 ‘아이가 스스로 고른 그림책’을 살피니 퍽 재미있으면서 줄거리가 야무지다. 그래, 두 권을 사도 될 만한 그림책이었구나. 한 권은 우리 집에 두고 한 권은 이웃한테 선물할 만한 책이었구나. 책방순이 네가 눈이 참 밝구나. 네가 똑같은 책을 두 권 고른 뜻을 뒤늦게 알아챘다. 고맙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