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152] 어느 쪽으로



  이리로 가니 이쪽

  저리로 가니 저쪽

  그리로 가니 그쪽



  어느 쪽으로 가든 가는 길입니다. 지름길이 있고 에움길이 있습니다. 지름길이니 질러서 가는 길이고, 에움길이니 에워서 가는 길입니다. 지름길은 더 빨리 간다 할 수 있지만, 지름길로 가다가 낮잠을 잘 수 있어요. 에움길은 더 늦게 간다 할 만하지만, 에움길을 꾸준히 쉬잖고 갈 수 있어요. 정치나 사회에서는 으레 왼쪽과 오른쪽을 가르는데, 왼쪽과 오른쪽 가운데 더 낫거나 나쁜 쪽은 없습니다. 그저 왼쪽과 오른쪽일 뿐입니다. 왼쪽과 오른쪽 사이에 있는 사람은 그저 사이에 있을 뿐입니다. 어느 쪽에 있든 스스로 가장 아름다우면서 사랑스러운 삶을 지을 수 있을 때에, 비로소 ‘아름답’거나 ‘사랑스럽’습니다. 어느 쪽에 있든 바보스러운 짓을 일삼는 사람은 바보스럽습니다. 어느 쪽에 있든 날마다 새롭게 삶을 짓는 사람은 날마다 새롭게 태어납니다. 4347.7.17.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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