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 떨어지다


  아이들과 먹을 낮밥을 한창 하는데, 갑자기 가스불이 꺼진다. 뭔가 하고 다시 켜지만 안 켜진다. 아차 벌써 다 썼나 하고 생각하며 살펴보니 참말 가스가 다 떨어졌다. 생각보다 가스가 빨리 떨어지는구나 싶다. 전화번호부를 뒤져 면소재지 가스집에 전화를 건다. 언제쯤 올 지는 알 수 없다. 광에서 버너를 꺼낸다. 끓이던 국을 마저 끓인다. 비는 하염없이 쏟아진다. 사흘 동안 해가 나고 하루쯤 비가 온다면, 닷새나 엿새쯤 해가 쨍쨍 내리쬔 뒤 하루쯤 비가 온다면, 이만 한 비면 딱 좋으리라 생각한다. 너덧새에 하루 비가 내리는 날씨가 숲에도 들에도 가장 즐거우리라. 빗소리를 들으며 밥을 짓는다. 4347.7.17.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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