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가는 소리
두 아이 이를 고치면서 ‘이 가는 소리’를 다스리려고 애쓴다. 치과에 가기 앞서까지 큰아이 ‘이를 가는 소리’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저, 아이가 고단할 적에 이를 가는구나 하고만 여겼다. 이제는 아이가 이를 갈 적마다 곧바로 잠에서 깨어 아이 볼을 토닥이면서 “이는 예쁘게 그대로.” 하고 말한다. 밤마다 열 차례 즈음 잠에서 깨어 이렇게 이 말을 읊는다. 간밤에는 얼추 십 분이나 이십 분마다 깨어 이 말을 읊었지 싶다. 도무지 잘 수 없어 부시시 일어나니 새벽 세 시. 그래도 다섯 시간은 누웠네. 재미있다면, 도무지 자다 깨다 하기 힘들어 자리에서 일어나니, 그 뒤 두 시간 동안 큰아이가 이를 갈지 않는다.
큰아이가 아직 갓난쟁이였을 적에는 삼십 분마다 기저귀를 갈았다. 작은아이는 큰아이와 달리 밤오줌을 자주 누지 않았다. 작은아이는 한두 시간에 한 차례 기저귀를 갈면 되었다. 큰아이가 이를 언제쯤 갈지 않을까 헤아려 본다. 큰아이가 스스로 이를 예쁘게 그대로 두면서 새근새근 잠을 폭 들 수 있는 날을 기다린다. 4347.7.16.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아버지 육아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