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생각 2. 건널목에서
건널목에서는 반드시 자전거에서 내린 뒤 두 다리로 거닐면서 자전거를 끌어야 합니다. 건널목에서 자전거를 탄 채 달리면 ‘교통법 위반’입니다. 오토바이도 그렇지요. 오토바이도 건널목을 달리면서 건널 수 없습니다. 이렇게 건너면 안 되지요. 사람들을 다치게 할 수 있어요. 오토바이뿐 아니라 자전거도 건널목에서는 반드시 끌면서 지나가야 합니다. 더 따지고 보면, 오토바이는 건널목으로 지나가면 안 돼요. 오토바이는 교통신호에 맞추어 찻길로 지나가야 합니다.
오토바이가 건널목을 부릉부릉 달리며 지나갈 적에 붙잡아 딱지를 먹이는 경찰은 못 봅니다. 자전거가 건널목을 씽 달리며 지나가려 할 적에 멈춰 세워서 딱지를 먹인다든지 으름장을 놓는 경찰도 못 봅니다.
어른인 나도 건널목에서 자전거를 마주치면 움찔합니다. 아이들은 건널목에서 자전거를 마주치면 깜짝 놀라 얼어붙어 그 자리에 우뚝 섭니다. 건널목에서 함부로 자전거를 싱 달리며 건너는 짓은 대단히 아슬아슬해요. 생각을 해야 합니다. 건널목을 건너야겠으면 자전거에서 내리셔요. 자전거에서 반드시 내려야 합니다.
저도 철이 들기 앞서까지는 이렇게 해야 하는 줄 몰랐습니다. 건널목에서 그냥 자전거를 탄 채 건너기 일쑤였어요. 둘레에서 알려주는 사람도 없었어요. 철이 들고 나서 혼자 이럭저럭 ‘교통 법규’와 ‘자전거 교통법’을 살피면서 뒤늦게 알았어요.
생각해 보면, 건널목에서 자전거를 타는 짓은 참 우악스럽습니다. 굳이 교통 법규나 자전거 교통법을 익힌 뒤에 깨달을 일이 아닙니다. 핑계일 뿐입니다. 사람이라면, 어른이라면, 이런 대목은 스스로 몸으로 알아야 합니다. 나도 참 철부지였으니 스물대여섯 살이 넘도록 바보스럽게 자전거를 탔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건널목을 건너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찻길로 달려야지요. 자전거에서 내리지 않으면서 길을 건너고 싶다면 그저 찻길로만 달려야지요. 건널목으로 넘어오면 안 됩니다. 건널목은 오직 ‘걷는 사람’ 자리입니다. 걷는 사람이 다니는 길에는 섣불리 자전거로 올라와서는 안 됩니다. ‘자전거 다니는 길’에 오토바이나 자동차가 올라오면 어떻겠어요? 끔찍하겠지요. 사람이 걷는 길에 자전거가 올라오면 어떠할까요? 어른도 아이도 모두 고단합니다. 4347.7.12.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자전거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