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국 나들이



  인천에 있는 경인방송으로 나들이를 한다. 경인방송에서 들려주는 어느 라디오 방송에 나가기로 한다. 전남 고흥에서 인천은 아주 멀다. 마침 아이들과 일산으로 치과 진료를 받으러 가는 길이니 인천에 살짝 들른다. 방송국 녹음을 한달음에 마친다. 들려줄 말을 들려준다는 생각이었으니 녹음이 엇나가거나 늘어지거나 길어질 일이 없다. 술술 물이 흐르듯이 이어진다. 아버지가 일을 마치고 나오니, 아이들은 방송국 피디 언니하고 논다. 아버지가 앉던 자리에 저희들은 서서 마이크에 대고 노래를 부른다. 너희는 방송국 첫 나들이를 이렇게 즐기는구나. 그러고 보니, 방송국에서는 너희가 아무리 쿵쿵 뛰어도 소리가 안 퍼지기도 하는구나. 도시에 가득한 아파트도 방송국처럼 단단하거나 야무지게 지으면 위층과 아래층 사이에 시끄러운 소리 때문에 고단한 일이 없을 텐데. 아파트를 짓는다 하더라도 백 해나 이백 해쯤 거뜬할 만큼 지으면 예쁠 텐데. 마침 방송국에는, 노래하는 박완규 님이 현장방송 중계를 한다. 아이들은 박완규가 누구인지 모른다. 아이들은 다른 배우가 연기자도 모른다. 누구나 똑같은 어른이다. 아이들한테는 누구나 똑같은 아저씨이거나 아주머니이다. 방송국에서 잘 놀다가 돌아간다. 4347.7.11.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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