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150] 꽃이 되는 이야기



  듣는 사람이 있어

  함께 피어나는

  이야기.



  꽃은 외곬로 피어나지 않습니다. 햇볕과 바람과 비와 흙이 골고루 어우러지기에 꽃이 피어납니다. 꽃이 피어나서 씨앗을 맺는 동안 꽃은 잎으로 바람을 한결 싱그럽게 보듬고 햇볕과 비를 머금은 줄기이며 잎이며 씨앗이며 흙한테 내주면서 흙이 새롭게 깨어나도록 돕습니다. 이야기는 외곬로 흐르지 않습니다. 이야기는 함께 흐릅니다.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이 서로 아끼는 마음일 때에 이야기가 됩니다. 말하는 사람은 이녁 말로 이웃한테 사랑을 베풀고, 듣는 사람은 이녁 매무새로 이웃한테서 사랑을 받습니다. 4347.7.11.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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