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랑 놀자 49] 긴다리
일산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달리다가 커다란 냇물 옆을 지나갑니다. 커다란 냇물을 가로지르는 다리도 있습니다. 나는 네 살 작은아이한테, 저기 ‘한가람’ 있네, 저기 ‘긴다리’ 있네, 하고 말합니다. 이 아이한테 무슨 ‘대교’라는 말을 한들 알아들을 수 없고, 처음 보는 커다란 냇물은 ‘가람’이라 알려주고 싶습니다. 그렇지요. 아이한테는 ‘숲’이지 ‘삼림’이 아닙니다. ‘나무’이지 ‘수목’이 아니에요. 어른들이 아이와 보드랍고 쉽게 나눌 말을 헤아려 처음부터 아름답게 빛나는 삶을 가꿀 수 있기를 꿈꿉니다. 4347.7.10.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