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품 잔뜩 하며 책읽기


  시외버스에 나란히 앉은 작은아이는 잔다. 나도 곧잘 걸상에 기대어 자는데, 눈에 힘을 주고 깨어나 책을 읽는다. 잠이 쏟아지고 속이 울렁인다. 오늘 아이들 데리고 마실 나오려고 지난밤에 제대로 못 잔 탓이지 싶다. 참말 하품이 끊이지 않고 눈물까지 난다. 그래도 손에서 책을 안 놓는다. 꾸벅꾸벅 졸기도 하고, 책으로 입을 가린 채 후품을 하기도 하지만, 그예 책 한 권 마친다.

  다 읽은 책을 가방에 넣는다. 새로 한 권 꺼낸다. 문득 생각하니 책을 손에 쥐어 한 장씩 넘길 적에는 차바퀴 소리를 안 들었고 덜컹거리는 느낌도 받지 않았다. 입으로는 자꾸 하품이지만, 마음을 다잡으며 책 하나 읽었구나. 4347.7.9.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삶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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