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누리에 빛이 있다. 빛이 있어 풀이 돋고 나무가 자란다. 풀이 돋고 나무가 자라니 온갖 벌레가 어우러져 살아간다. 바람이 불고 비가 온다. 눈이 오고 겨울잠을 잔다. 내가 흐르며 바다가 넘실거린다. 사람들은 이러한 빛을 듬뿍 받으면서 서로 사랑을 나누는 숨결이다. 온누리에 있는 빛을 노래한다. 온누리에 가득한 빛을 껴안는다. 온누리에 감도는 빛을 맞아들이고, 나한테서 샘솟는 빛을 이웃한테 건네며, 이웃이 건네는 빛을 내 가슴에 담는다. 어깨동무하기에 한결 빛난다. 두레를 하면서 더욱 빛난다. 웃으면서 빛은 더욱 밝고, 노래하면서 빛은 더욱 곱다. 4347.7.9.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