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에 걸쳐 느낌글 쓰기
이태에 걸쳐 느낌글을 하나 쓴다. 오늘 비로소 마무리를 짓는다. 마지막 한 줄을 적고 나서 가볍게 손을 털고 웃는다. 얼마나 아름다운가. 나 스스로. 이렇게 빛을 이야기하는 느낌글을 쓸 수 있으니. 그리고, 이렇게 글을 쓸 수 있도록 이끌어 준 아름다운 책이 있어 얼마나 사랑스러운가.
생각해 보면 알 수 있다. 두고두고 되새겨 읽을 만한 책만 곁에 두고 읽는다면 누구나 아름다운 숨결로 거듭난다. 오래오래 아로새겨 읽을 만한 책만 가까이 두고 읽는다면 누구라도 사랑스러운 빛으로 다시 태어난다.
그저 많이 읽을 까닭이 없다. 무턱대고 많이 읽어야 하지 않다. 온누리에 쏟아지는 책이 엄청나게 많다고들 하는데, 그 책을 굳이 다 읽어야 하겠는가. 참으로 빛나는 책을 가리는 눈길을 키워, 여느 때 여느 자리에서 여느 이웃을 마주하면서 스스로 빛나는 손길로 어깨동무를 하면 아름답다.
빛이 되는 책을 읽는다. 빛이 되는 글을 쓴다. 빛이 되는 이야기를 나눈다. 빛이 되는 삶을 가꾼다. 그러니까, 늘 빛이요 사랑일 때에 오롯이 서는 사람이 되겠구나. 4347.7.9.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책 언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