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과 이야기꽃



  손님 한 분이 찾아오셨다. 그제 오셨고, 어제와 그제 밤을 밝히며 이야기꽃이 피어난다. 오늘 낮에 손님 한 분이 더 오고, 오늘 저녁에는 아이 넷을 이끄는 손님이 더 온다. 곧 열일곱 평짜리 자그마한 집은 여러 손님으로 복닥거리리라. 우리 작은 시골집도 복닥거릴 테고, 우리 서재도서관도 북적거릴 테지.


  나는 아이들 사이에서 열두 시 즈음 잠든다. 곁님은 손님하고 밤을 새우면서 이야기꽃을 피운다. 손님도 곁님도 대단하다. 아니, 시간을 따지지 않고 삶을 밝히는 빛으로 이야기를 나누니, 몸이 힘들거나 졸음이 오거나 할 일이 없으리라.


  즐겁게 새 하루가 찾아온다. 저녁에 처마 밑 둥지로 돌아온 제비는 새벽 일찍 부산스레 노래하더니 포로롱 날아간다. 요 귀여운 녀석들은 하루 내내 실컷 온 고을과 마을을 날아다니리라. 우리 식구들은 손님들과 도란도란 새롭게 하루를 지을 테고. 4347.7.4.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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