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말빛



  한 번 빨아서 해바라기 시킨 양말을 목초액을 듬뿍 뿌린 물에 담가 하루를 묵힌 뒤 새롭게 빨래를 한다. 빨래를 하면서 큼큼 냄새를 맡는다. 처음 빨래를 할 적보다 냄새가 많이 가셨다. 헹구고 다시 헹구도 또 헹군다. 두 켤레씩 손에 쥐고 비틀어서 물을 짠다. 왼손 둘째손가락을 어제 다쳤는데, 빨래를 하는 동안 그리 따끔거리지는 않는다. 다만, 아물지도 않는다.


  양말 빨래를 마치고 마당에 넌다. 집게로 집지 않고 죽 펼친다. 두어 시간마다 뒤집는다. 양말을 뒤집을 적마다 세제 냄새가 살몃 풍긴다. 이렇게 빨고 말리더라도 세제 냄새가 다 가시지는 않는다. 앞으로 아이들이 이 양말을 신고 뛰놀면서 땀내음이 배게 하고, 땀내음을 다시 복복 비벼서 빨 적에 세제 냄새가 천천히 사라지려나.


  햇살내음과 함께 풀내음도 바람내음도, 여기에 아이들이 마당에서 뛰놀며 나누어 주는 소리빛도 곱게 받아들여 주렴. 4347.7.1.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빨래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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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4-07-01 14:56   좋아요 0 | URL
우와~!!!!!!!
양말이 너무 많은데요~
근데 색깔이 참 곱습니다!!^^

숲노래 2014-07-01 15:48   좋아요 0 | URL
모두 선물받은 양말이에요.
엄청나지요?
앞으로 두 해쯤 양말 걱정 없겠어요 ^^;;;

이제 작은아이가 입을 내복을
이웃한테서 얻으면
딱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