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 고양이 지켜보기


  우리 집에서 아이들이 어떻게 뛰노는가를 지켜보듯이 새끼 고양이를 지켜본다. 새끼 고양이는 우리 식구들이 마당에 내려오지 않고 집안에 조용히 있을 적에 마당으로 살몃살몃 눈치를 보면서 나와서 뛰논다. 새벽 다섯 시 반부터 마당에서 삑삑 찍찍 소리가 나기에 후박나무에 멧새가 날아와서 후박알을 따먹는가 하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새끼 고양이가 마치 새소리처럼 삑삑 찍찍 소리를 내면서 이웃 밭으로 돌울타리를 타고 넘어가서 놀다가, 다시 돌울타리를 타고 우리 집 마당으로 넘어오며 논다. 이렇게 돌울타리를 넘다가는 대문 밑으로 살살 빠져나가고, 다시 대문 밑으로 살살 들어온다. 어미 고양이가 하는 모든 몸짓을 따라한다.

  까망하양 새끼 고양이가 두 마리이고, 누렁하양 새끼 고양이가 한 마리이다. 세 마리가 얼크러지면서 노는 일은 드물고, 세 마리가 따로따로 논다. 어떻게 보면, 한 마리가 둘레를 살펴보는 동안 다른 고양이가 논다고까지 할 수 있다.

  마당에 작은아이 세발자전거가 덩그러니 있다. 세발자전거 때문에 새끼 고양이를 지켜보는 눈길이 걸리기는 하지만, 새끼 고양이한테는 세발자전거가 궁금한 것일 수 있으리라.

  한참 새끼 고양이를 지켜보는데 큰아이가 잠에서 깬다. 여섯 시 십팔 분. 큰아이는 어제 저녁 아홉 시 즈음 잠들었는데 퍽 일찍 일어났다. 큰아이도 아버지와 마루에 나란히 앉아서 조용히 새끼 고양이 놀이를 지켜보면서 하루를 연다. 4347.6.30.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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