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옷 선물은 늘 고맙지
이웃마을에 사는 분이 아이들 옷을 두 꾸러미 선물해 준다. 작은아이는 큰아이 옷을 물려받지만, 큰아이 옷이 어느덧 모자라구나 싶다고 느낄 무렵 옷 선물을 받는다. 이웃마을에 사는 분은 도시에서 옷을 얻었다고 한다. 도시에서는 이웃들이 아이들 옷을 곧잘 주고받는다고 하지만, 시골에서는 아이들 옷을 주고받기 힘들다지. 아이들 옷을 두 상자 보내 주신 분은 ‘시골에서는 이렇게 아이들 옷을 주고받기 어려우리라 생각’하면서 보내 주었다고 한다.
참말 맞다. 시골에서는 읍내에 가도 아이들 옷을 장만하기에 만만하지 않다. 읍내에는 아이들 옷을 파는 가게가 여러 곳 있기는 하지만, 가짓수가 그리 많지 않다. 무척 좁다.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면서 입기에 어울릴 만한 옷을 읍내 옷집에서는 잘 안 다룬다.
헌옷을 선물로 받으면 무척 홀가분하다. 우리 아이들은 시골에서 꽤 개구지게 논다. 여름에는 옷을 두세 차례 갈아입어야 할 만큼 땀을 옴팡 쏟으면서 논다. 무릎이 까지면 옷이 찢어지건 그리 아랑곳하지 않으면서 논다. 그러니, 이웃이 우리한테 선물해 주는 헌옷은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아주 가벼운 마음으로 입히면서 아주 넉넉하게 아이들이 놀면서 지내게끔 해 주는 옷이다.
마당에 옷을 죽 펼친다. 햇볕에 말린다. 곧바로 입힐 만한 옷을 골라서 빨래한다. 가을이나 겨울에 입힐 만한 옷이라든지 이듬해나 그러께 뒤에 입힐 만한 옷은 볕바라기만 한다. 참말 부자가 되었다고 느낀다. 4347.6.28.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아버지 육아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