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찍는 눈빛 17. 네 마음은 늘 내 마음



  사진을 찍는 사람은 ‘내 마음’을 찍습니다. 사진에 찍히는 사람도 ‘내 마음’이 찍힙니다. 서로 다른 마음이 만나면서 사진이 태어나는데, 곰곰이 생각해 보면, 내 마음과 네 마음은 늘 같습니다.


  다만, 사진을 찍거나 읽을 적에 즐겁거나 사랑스럽거나 아름답다는 느낌이 피어날 때에 서로 같은 마음입니다. 즐겁지 않거나 사랑스럽지 않거나 아름답지 않다면 서로 다른 마음입니다.


  사진을 찍는 사람은 사진에 찍히는 사람과 같은 마음이 될 수 있어야 합니다. 아니, 사진을 찍는 사람은 사진에 찍히는 사람과 같은 마음이 될 때에 사진기 단추를 누르면서 이야기 하나를 엮습니다. 사진에 찍히는 사람은 사진을 찍는 사람과 같은 마음이 되어 즐거운 빛이 가슴속에서 샘솟을 적에 이야기 하나 곱게 퍼집니다.


  아이와 놀 적에 어떤 마음이 되는가 헤아려 봅니다. 동무와 놀 적에 어떤 마음이 되는가 생각해 봅니다. 반갑지 않은 사람과 만나서 논다고 하면 재미있거나 즐거웁기 어렵겠지요? 반가운 사람과 만나서 논다고 하면 재미있거나 즐거웁겠지요?


  마음이 맞는 사람일 때에 서로 즐거워요. 마음이 안 맞는 사람일 때에 서로 괴롭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그림만 그럴듯하다고 해서 사진이 되지 않아요. 마음을 서로 맞출 만한 이웃이나 동무를 찾아 ‘빛으로 이야기를 엮을’ 때에 사진이 됩니다.


  사진찍기는 춤추기와 같습니다. 마음이 맞는 두 사람이 이루는 춤사위는 몹시 아름답지요. 마음이 맞는 두 사람이 이루어 보여주는 사진은 대단히 아름답습니다. 4347.6.26.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사진책 읽는 즐거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