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한 살만 더 먹으면”



  면소재지 초등학교에 있는 놀이터에 두 아이를 데리고 가서 함께 노는데, 이곳에 먼저 와서 놀던 여덟 살 어린이가 우리 집 일곱 살 큰아이한테 한 마디 한다. “너도 한 살만 더 먹으면 올라갈 수 있어.” 큰아이가 여덟 살 언니 꽁무니를 따라서 높은 데로 올라갔으나 무서워 한다. 이때에 여덟 살 어린이가 한 마디 한다. “무섭다고 하지 말고, 재미있는 것만 생각해. 하나둘셋 하면서 짠 하고, 아 놀이공원 가서 재미있다, 아 놀러가서 재미있다 …….” 일곱 살 큰아이는 이 말들을 잘 들었을까. 이 말들을 가슴에 담았을까.


  나이에 따라 ‘언니’나 ‘오빠’를 써야 하는 줄 아직 잘 모르는 우리 집 큰아이는 여덟 살 어린이한테 “너도 나처럼 해 봐.” 하고 말한다. 여덟 살 어린이는 “난 여덟 살이거든.” 하고 말하면서 왜 ‘언니’라고 안 하느냐고 입을 비죽 내민다. 그래도 같이 섞여 잘 논다. 그나저나, 여덟 살이 되면 훨씬 잘 놀 수 있다는구나. 그래, 그럴 테지. 4347.6.26.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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