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144] 빗물이 흐르는


  빗물이 흐르면 좋다.
  아니, 좋다 나쁘다라기보다는
  비가 오면 싱그럽다.


  숲에서 풀과 나무가 많이 목이 말랐는지, 목을 축여 주려고 어느 날은 비가 신나게 오네요. 이러다가 비가 그치고, 또 비가 오래도록 안 오고, 또 구름만 잔뜩 끼면서 빗방울이 들을 생각을 않고. 가만히 하늘을 올려다보며 생각합니다. 내가 비를 반가이 여기면 비가 자주 올까요? 내가 비를 서운하게 여기면 비가 안 올까요? 가슴에 손을 얹고 조용히 생각에 잠깁니다. 비야, 비야, 나는 빗물이 흐를 때에는 빗물이 흘러서 즐겁고, 햇볕이 쨍쨍 내리쬘 적에는 땀을 뻘뻘 흘리면서 즐겁단다. 4347.6.26.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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