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1321) 목木 1 : 목백일홍


우리 동네 어귀에 / 목백일홍 한 그루

《정세기-해님이 누고 간 똥》(창비,2006) 56쪽


 목백일홍 한 그루

→ 배롱나무 한 그루

→ 간지럼나무 한 그루



  ‘백일홍’이라는 꽃이 있습니다. 그리고 “나무 백일홍”이라면서 ‘목백일홍(木百日紅) ’이 있다고 합니다. 한국말사전에서 ‘목백일홍’을 찾아보면 “‘배롱나무’나 ‘배롱나무꽃’을 백일초에 상대하여 이르는 말”이라고 나옵니다. 그러니까, 한국말은 ‘배롱나무’요, 한국말이 아닌 나무이름은 ‘木百日紅’인 셈입니다.


  시골에서는 ‘배롱나무’를 가리켜 ‘간지럼나무’라고도 합니다. 사람이 손으로 살살 건드리면 나뭇가지가 움직이거든요. 시골에서 이 나무를 두고 ‘목백일홍’이라고 가리키면 못 알아듣습니다. 이런 이름은 우리 나무이름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꽃집에서는 어떤 이름을 쓸까요. 나무를 사고파는 사람은 어떤 이름을 쓸까요. 공공기관은 어떤 이름을 쓰고, 학자는 어떤 이름을 쓸까요.


  우리 어른은 아이들한테 어떤 나무이름을 알려주어야 할까 생각해 봅니다. 어린이문학과 어른문학은 나무이름을 어떻게 적을 때에 아름다울까 헤아려 봅니다. 4347.6.23.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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