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만화책
일본 만화책 《ピアノの森》(講談社)을 한 권 장만한다. 한글판으로 다 읽었지만, 굳이 일본판을 한 권 장만한다. 한글판과 달리 무척 곱고 정갈하며 예쁘기 때문이다. 척 보아도 멋스러우면서 맛깔스러운 기운이 흐른다.
같은 만화책이라 하더라도 한국에서는 왜 이만 하게 펴내지 못할까. 한국에서는 만화책을 왜 이처럼 고우면서 멋스럽게 꾸미지 못하는가. 값도 알맞고 무게도 가벼우면서 보기에 좋도록 엮는 만화책 하나는 아이들한테 얼마나 즐거운 빛으로 스며들 만할까.
겉만 잘 꾸민대서 훌륭한 책이 되지는 않는다. 훌륭한 알맹이를 알뜰히 가다듬어 선보일 때에 훌륭한 책이다. 일본 만화책 《ピアノの森》을 한참 쓰다듬으면서 생각한다. 한국에서도 여느 책이 이만 하게 나올 수 있기를 빈다. 괜히 무거운 종이를 쓰지 말고, 괜히 나무를 많이 베지 말고, 괜히 돈을 많이 들이지 말고, 속빛을 가꾸면서 북돋우는 아름다운 책을 엮어서 선보일 수 있기를 빈다. 4347.6.23.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삶과 책읽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