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는 사진책》을 읽는다. 스스로 ‘재미있다’고 밝히기에 얼마나 재미있는가 싶어 찬찬히 읽어 본다. 이 책에 깃든 이야기를 재미있다고 여긴다면 재미있으리라. 이 책에 깃든 이야기는 재미와는 그리 가깝지 않다고 느낀다면 재미없으리라. 다만 한 가지를 이야기해 본다면, 사진은 재미로 찍지는 않는다. 삶은 재미로 누리지 않는다. 사랑은 재미로 하지 않는다. 밥은 재미로 짓지 않는다. 숨은 재미로 쉬지 않는다. 물은 재미로 마시지 않는다. 나무는 재미로 자라지 않는다. 꽃은 재미로 피지 않는다. 언제나 모두 똑같다. 사진은 재미로 찍거나 읽을 수 없다. 그저, ‘찍은 사진’을 보면서 ‘재미있구나’ 하고 느낄 수 있을 뿐이다. 아무래도 한국에서는 아직 사진책을 사진책답게 알뜰히 엮기 힘들다 할 만하기에 여러 가지를 뒤죽박죽 섞었구나 싶다. 제대로 사진을 이야기할 만한 책으로 묶자면, 《재밌는 사진책》에 흐르는 온갖 이야기를 차분히 갈무리해야지 싶다. ‘이 사진 한 장’을 뽑는 이야기 따로, ‘사진 즐김이’를 다루는 이야기 따로, ‘사진책 비평’을 따로, ‘스스로 즐기면서 누리는 사진’ 이야기 따로, 모두 따로 다루면서 깊고 넓게 들여다본다면 얼마나 아름다운 책이 태어났을까 하고 생각해 본다. 《재밌는 사진책》에 실린 온갖 이야기는 살짝 맛보기를 한다 싶으면 끝이 난다. 그러니까 맛보기로 끝난다. ‘재미를 건드리’고 끝난다고 할까. 그러니, “재밌는 사진책”이라는 이름이 붙는구나 싶은데, 오래도록 읽히면서 이야기씨앗으로 이 땅에 드리울 수 있는 사진과 책을 선보인다면 참으로 아름다우리라 느낀다. 4347.6.20.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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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엽의 재밌는 사진책
이상엽 지음 / 이른아침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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