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찾아서 읽는 두 가지 길
책을 찾아서 읽는 길은 두 갈래이다. 하나는 나한테 빛이 될 책을 스스로 살피면서 찾아내는 길이다. 다른 하나는 남들이 나더러 읽으라 하는 책을 책방에 주문하는 길이다.
나한테 빛이 될 책은 무엇일까? 알 수도 있지만 알 수도 없다. 책방에 가서 책시렁을 돌아볼 때까지 알 수 없기 마련이다. 책방에 가서 책시렁을 돌아보면서 비로소 책이 하나둘 눈에 뜨인다. 이런 책은 이렇게 나를 살찌우겠네, 저런 책은 저렇게 나를 북돋우겠네, 하고 느끼면서 책을 하나둘 고른다.
남들이 나더러 읽으라 하는 책은 무엇일까? 누군가 짜거나 엮은 ‘추천도서 목록’이라든지 ‘필독서 목록’이라든지 ‘베스트셀러 목록’이라든지 ‘스테디셀러 목록’이다. 이러한 책은 책방으로 마실을 가서 살 수도 있으나, 이제는 굳이 책방마실을 하지 않아도 이러한 책은 인터넷에서 찾아보고 척척 주문해서 집에서 받아볼 수 있다.
책을 찾아서 읽는 길은 두 갈래이다. 내 삶을 밝힐 책을 스스로 찾아서 스스로 천천히 읽는 길이다. 다른 하나는 남들이 말하는 책을 바지런히 훑으면서 줄거리를 익히고 ‘주제를 알아내려’고 하는 길이다.
내 삶을 밝히는 책을 스스로 찾아서 읽으면, 아주 마땅히 내 삶을 스스로 가꿀 수 있다. 남들이 말하는 책을 바지런히 살피면, 아주 마땅히 자격증도 따고 시험점수도 잘 받을 수 있다. 어느 쪽으로든 누구나 저마다 이녁 삶에 맞추어 가는 길이다. 4347.6.19.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책 언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