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도 할아버지도 두 분



  일곱 살 사름벼리가 이제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왜 두 분인가를 깨우쳤다. 바로 어제, 2014년 6월 15일 저녁이다. 그렇구나, 이렇게 스스로 깨우치는구나 하고, 어버이인 나도 새롭게 깨닫는다. 우리 큰아이가 더 빨리 깨우칠 수도 있었지만, 굳이 서두르지 않았다. 아이가 스스로 궁금해 하면서 스스로 실마리를 풀기를 바랐다. 이리하여, 엊저녁 사름벼리는 곁님과 나한테 “어머니, 할머니는 어머니한테 어머니야? 그럼 할아버지는 어머니한테 아버지야?” 하고 물었다. 그러고는 나한테도 똑같이 물었다.


  생각해 보면, 아이가 이렇게 묻기를 기다렸다고 할 만하다. 나도 곁님도 아이가 스스로 이러한 말을 할 수 있기를 물끄러미 지켜보면서 여러모로 건드려 주었구나 싶다.


  벼리야, 보라야. 할머니도 할아버지도 두 분이란다. 그러면 왜 두 분일까? 어머니와 아버지, 이렇게 해서 어버이가 두 사람이지? 왜 두 사람일까? 너는 몸과 마음, 이렇게 두 가지로 이루어졌어. 이 두 가지는 무엇일까? 하늘과 땅은 왜 함께 있을까. 아이와 어른은 왜 함께 있을까? 오늘날 사회에서는 ‘아이’와 ‘어른’ 사이에 ‘푸름이(청소년)’를 억지로 넣었지만, 굳이 안 넣어도 돼. 왜냐하면, 부러 둘로 나눈 까닭이 있거든. 둘은 늘 둘이면서 하나이고, 하나는 늘 하나이면서 둘이야. 왜 그럴까? 너는 앞으로 너 스스로 이 이야기를 즐겁게 깨달으면서 빛나는 슬기를 얻을 수 있으리라 믿는다. 4347.6.16.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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