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몸으로 놀 수 있는 아이들
아이들이기에 알몸으로 놀 수 있을는지 모른다. 오늘날에는 어른이 아무 곳에서나 알몸으로 놀 수는 없겠지. 더더구나 도시에서는. 마을 어귀 빨래터에서 말끔하게 물이끼를 걷은 뒤, 아이들이 스스로 옷을 벗고 논다. 작은아이는 옷이 젖었다면서 벗고, 큰아이는 옷을 적시기 싫다면서 벗는다. 아이들은 알몸으로 놀아도 그리 안 춥다. 개구지게 뛰거나 달리니까. 다만, 아이들이라 하더라도 삼십 분 즈음 놀다 보면 스스로 춥다고 말한다. 빨래터 물은 여느 물이 아니라 멧골부터 흐르는 매우 차가운 물이기 때문이다. 물다운 물을 온몸으로 누리면서 바람과 풀내음과 물빛을 골고루 맞아들일 수 있으면 언제나 즐겁다. 4347.6.16.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아버지 육아일기)